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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관현악
2021 서울시향 달리아 스타세브스카의 라흐마니노프 ②

공연일정
20210618 금요일 20:00
장소
롯데콘서트홀
지휘자
달리아 스타세브스카
Dalia Stasevska, Conductor
협연자
바이올린, 김다미
Dami Kim, Violin
프로그램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Rachmaninov, Symphonic Dances, Op. 45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Prokofiev, Violin Concerto No. 1, Op. 19 더보기
가격
R 70,000 S 50,000 A 30,000 B 20,000 C 10,000
공연종료

※ 공연 당일 티켓은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문의
- 예술의전당 02-580-1300(09:00~20: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평일 10:30 ~ 19:00, 주말,공휴일 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매 또는 취소와 관련해서는 "예매안내" 메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공연중 휴대전화 전원은 꼭 꺼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make sure that your mobile phone is swiched off.
※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2021 서울시향 달리아 스타세브스카의 라흐마니노프 ②

DALIA STASEVSKA - MAESTRA FROM FINLAND ②

 

2021618() 20:00 롯데콘서트홀

 

지휘: 달리아 스타세브스카 Dalia Stasevska, conductor

협연: 김다미, 바이올린 Dami Kim, violin

 

프로그램

브리튼, 진혼 교향곡

Britten, Sinfonia da Requiem, Op. 20

 Lacrymosa
 Dies Irae
 Requiem Aeternam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제1

Prokofiev, Violin Concerto No. 1, Op. 19

 Andantino
 Scherzo. Vivacissimo
 Moderato. Allegro moderato

------- 휴식 intermission 15분 ----------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Rachmaninov, Symphonic Dances, Op. 45

 Non Allegro
 Andante con moto. Tempo di Valse
 Lento assai—Allegro vivace


총 소요시간 100분(휴식 포함)

벤저민 브리튼(1913-1976), 진혼 교향곡(1940)
Edward Benjamin Britten, Sinfonia da Requiem, Op. 20

 브리튼의 진지한 레퍼토리 중 ‘전쟁 레퀴엠’은 오래도록 그를 대표하는 곡으로 ‘왕좌’를 누리고 있다. ‘전쟁 레퀴엠’과는 별도로 작곡가는 3악장 형식의 순수 기악곡으로 ‘진혼 교향곡’을 남겼는데, 이 곡은 작품의 무게감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탈리아어로 교향곡을 뜻하는 신포니아와 레퀴엠을 결합시킨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전곡은 죽음과 추모의 정서로 구성되어 있다.
 ‘진혼 교향곡’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제국 건립 2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으로 1940년 위촉되었다. 이러한 종류의 곡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일본 축전 음악’을 떠올릴 수 있다. 완성된 교향곡을 받은 일본 측은 막상 곡의 심각한 정서에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고, 의도와 전혀 거리가 먼 작품이라며 작곡가에게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 브리튼은 그의 부모를 추모하는 동시에 전쟁과 관련된 개인적인 곡을 쓰고 있던 중 일본으로부터 위촉을 받았고, 완성된 작품을 그대로 일본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제국은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브리튼에게 이미 작곡료를 지불해 버린 상태였고 이를 회수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 브리튼은 이 작곡료로 첫 번째 자동차를 구매했다고 전해진다.
전곡 초연은 존 바비롤리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로 1941년 3월 29일 카네기 홀에서 거행되었다.

1악장 라크리모사Lacrymosa(눈물의 날)
 1악장의 시작을 여는 강압적인 D음은 곡 전체를 통틀어 강력한 ‘중력’으로 작용한다. D음은 D단조로 작곡된 모차르트나 포레의 레퀴엠에 있어 중심 음이기도 하다. 첼로의 흐느끼는 듯한 주제에 바순이 응답하며 곡은 8분의 6박자의 고집스러운 장송의 리듬으로 꿋꿋하게 나아간다. 트롬본의 낮은 화음과 플루트의 높은 화성이 교대되면서 모던하고 긴장감 높은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신빈악파 작곡가인 알반 베르크의 ‘3개의 관현악 작품’이나 오페라 <보체크>에서 볼 수 있는 파국적인 클라이맥스가 조성되며 쉼 없이 2악장으로 넘어간다.

2악장 디에스 이레Dies irae(진노의 날)
 작곡가가 언급한 대로 2악장은 ‘죽음의 무도’다. 중세 시대 페스트에 대한 공포와 히스테리를 그린 ‘죽음의 무도’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혀를 빠르게 굴리는 플루트의 특수주법(플뤼터 텅잉)이 곡의 시작을 알리고 푸드덕거리는 현악의 진행, 실로폰의 앙상한 울림이 이어지며 관에서 박차고 나온 해골들의 춤판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분주한 트럼펫의 움직임과 더불어, 전통적인 교향악에 어울리지 않는 악기인 색소폰의 가락은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2악장은 마치 16세기 플랑드르 화
가 브뤼헐이 그려낸 ‘죽음의 승리’를 연상시킨다. 사자(死者)들에 의해 살육되거나 비참한 죽음으로 내몰리는 인간들로 채워진 아비규환의 아우성을 생생한 음악으로 들을 수 있다. 브리튼이 그려낸 시니컬한 죽음의 무도는 이후 해체적인 악구를 통해 종말을 고하게 된다.

3악장 레퀴엠 에테르남Requiem aeternam(영원한 안식)
 3악장은 요란 법석한 2악장과는 사뭇 대조적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하프의 넘실거림 속에 플루트는 D장조의 단순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하프의 반음계적인 진행과 플루트의 순수한 온음계는 서로 충돌하면서 엷은 긴장감을 형성한다. 중간 부분에는 현악기가 깊은 감정으로 동경하는 듯한 가락을 연주하면서 짧은 클라이맥스를 이끈다. 다시 플루트의 단순한 멜로디가 되돌아오면서 전곡은 고요한 평화의 분위기로 종결을 맞는다. 장례 행진, 죽음의 무도, 평화와 안식 이렇게 3폭으로 이루어진 제단화같은 구성이 교향곡의 방향성을 잘 드러낸다.

악기 편성
3[1.2.3+pic+opt alf] 3[1.2.eh] 3[1.2+Ebcl.3+bcl] 3[1.2.cbn] - 6[hn5-6 opt] 3 3 1 - opt. alto sax - tmp - per - 1 or 2hp - pf - str.
per : xyl, sd, whip, tambn, sus cym, cym, bd, tmp2
플루트 3(제3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3(제2주자는 E♭클라리넷 연주를 겸함, 제3주자는 베이스 클라리넷 연주를 겸함),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6(제5-6주자는 선택 사항),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 알토 색소폰 1(선택 사항), 팀파니 타악기(실로폰, 스네어 드럼, 슬랩스틱, 탬버린, 심벌즈, 베이스 드럼, 팀파니), 하프 1 또는 2, 피아노, 현 5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1891-1953),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1916~17)
Sergei Prokofiev, Violin Concerto No. 1, Op. 19

악기 편성
solo violin
2[1.2+pic] 2 2 2 - 4 2 0 1- tmp - per - hp - str.
per: tmbn, sd
바이올린 독주
플루트 2(제2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튜바 1, 팀파니, 타악기(탬버린, 스네어 드럼), 하프, 현 5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쇼스타코비치, 베르크의 작품과 더불어 20세기의 성공적인 바이올린 협주곡의 반열에 오른 곡이다. 프로코피예프는 1917년 여름에 작품에 정진했는데 1917년은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해이자 작곡가에게 있어 창작의 불꽃이 강렬히 타오르던 때이기도 하다. 작곡으로부터 무려 5년이 지난 1923년 10월 18일에서야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비로소 초연을 보게 되었다. 초연을 맡을 바이올리니스트가 계속 바뀌는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20세기 모던 클래식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쿠세비츠키가 이끄는 악단의 콘서트마스터 마르셀 다리우가 초연 때 솔로이스트를 맡았다.

1악장 안단티노Andantino(걸음걸이의 템포 안단테보다 빠르게)
 프로코피예프는 통상적인 빠른 알레그로의 속도로 개시 악장을 작곡하지 않았다. 대신 오케스트라 비올라 파트의 잔잔한 트레몰로 반주 속에서, 독주 바이올린이 적당히 느린 템포로 아련한 꿈이 피어나듯 멜로디를 연주하며 도입하는 길을 택했다. 이 서정적인 몽환성은 1악장뿐 아니라 전곡을 일종의 판타지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짧은 카덴차 같은 경과구를 거쳐 처음 멜로디가 장식적으로 다루어지는 짧은 재현부는 더욱 황홀하다. 시작 부분의 몽환적인 멜로디는 플루트에 실리고 바이올린은 새소리 같은 섬세한 악구로 이를 채색한다.

2악장 스케르초scherzo: 비바치시모Vivacissimo(매우 생기 있고 빠르게)
 2악장은 비록 길이는 짧지만 협주곡 전곡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대목을 형성한다. 프로코피예프에게 기대하는 전형적인 것을 크게 충족시켜주는 악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1악장이 작곡가의 모던한 서정성을 대변한다면, 2악장은 특유의 야성적인 면을 보여준다. 1악장을 허망한 백일몽에 빗댄다면, 2악장은 컬러풀한 악몽이라 할 수 있다. 솔로 바이올린은 재빠른 음계, 그리고 최저현인 G선을 활용한 연주로 바이올린이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현란한 기교의 향연을 펼친다. 관현악 또한 색채적인 연주를 통해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의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전곡을 통해 탬버린과 스네어 드럼은 오로지 2악장에서만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3악장 모데라토Moderato(중간 빠르기로) – 알레그로 모데라토Allegro moderato(모데라토에 가깝게 빠르게)
 3악장은 마치 시계가 재깍거리는 듯한 반주 위로 바순이 코믹한 멜로디를 연주하며 시작한다. 이는 마치 발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무용 애호가라면 도입부에서 작곡가의 대표적인 발레 <신데렐라>를 떠올릴 수도 있다. 3악장은 앞선 악장들보다 발레와의 연관성이 더욱 크다. 1악장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솔로 바이올린의 새소리 같은 트릴을 통해 귀환하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심어 준다. 프로코피예프는 ‘브라보’를 부르는 판에 박힌 화려한 엔딩을 일절 배제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조용히 끝맺는 길을 택하고 있다. 러시아
에서 활동하다 서방으로 망명하고, 공산주의 체제의 옛 소련으로 자발적으로 걸어 들어갔던 작곡가에게있어 회귀는 중요한 음악적 요소다. 1악장의 종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플루트가 3악장의 마지막에서 신비로운 존재감을 발한다. 참으로 세련된 에필로그이자 감탄스러운 엔딩 방식이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교향적 무곡(1940)
Sergei Rachmaninov, Symphonic Dances, Op. 45

악기 편성
3[1.2.pic] 3[1.2.eh] 3[1.2.bcl] 3[1.2.cbn] - 4 3 3 1 - asx - tmp - per- hp - pf - str.
per: bd, cym, sd, tri, tambn, tamtam, glock, xyl, chimes
플루트 2, 피콜로 1,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 알토 색소폰 1, 팀파니, 타악기(베이스
드럼, 심벌즈, 스네어 드럼, 트라이앵글, 탬버린, 탐탐, 글로켄슈필, 실로폰, 차임), 하프, 피아노, 현 5부

 ‘교향적 무곡’은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최후의 작품이다. 이 곡은 미국 시절에 작곡한 그의 몇 안 되는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연주 활동으로 바쁘던 라흐마니노프가 미국 시절에 작곡한 곡은 ‘교향적 무곡’을 포함하여 총 6곡밖에 되지 않는다. 그중에는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교향곡 3번 같은 대작이 포함되어 있다. ‘백조의 노래’에 해당하는 ‘교향적 무곡’에는 라흐마니노프의 작곡가로서 모든 역량이 압축되어 있으며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화두인 종소리와 죽
음의 문제가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집요하게 관철되어 있다. 3개의 악장은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여 전체를 이루는 완벽한 3부작이자 중세의 제단화 같다.
 라흐마니노프는 1940년에 작품의 완성을 보았고 초연은 그로부터 1년 뒤인 1941년 1월 3일 유진 오먼디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거행되었다. 초연으로부터 2년 뒤 1943년 3월 28일 라흐마니노프는 미국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그는 러시아 혁명이 발발한 조국에서 탈출한 뒤 다시는 러시아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교향적 무곡’은 여러 인용을 통하여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작곡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은 문자 그대로 ‘완벽하다’. 헛되이 쓰인 음표가 단 하나도 없으며, 라흐마니노
프 최고의 성숙미를 담보한다. 이 곡을 라흐마니노프의 묘비명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1악장 논 알레그로Non allegro(빠르지 않게)
 라흐마니노프의 작곡 스타일을 달콤한 마카롱 같은 선율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곡은 커다란 반전의 매력을 제공한다. 현악 합주로 파워풀하게 등장하는 주제와 팀파니의 강력한 연타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야만성과 닮은 모습이다. 웅장한 저음,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반짝이는 악기들, 예를 들어 피아노, 하프 등은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를 모방한다.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는 많은 작은 종과 거대한 종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일종의 오케스트라다.
 중간부에는 예상치 못한 악기인 알토 색소폰을 통해 감미로운 멜로디가 들려온다. 색소폰은 라벨 ‘볼레로’에서 선구적으로 사용되었지만 특유의 감각적인 음색으로 인해 오케스트라의 정식 식구는 될 수 없는 운명을 지녔다. 유럽의 교향적 작품 가운데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느낌을 살짝 연상시키는 이 부분은 라흐마니노프가 미국에서 겪은 음악적 체험을 투영하고 있다.
 곡은 다시 처음의 야성적인 행진곡으로 되돌아오고 절정을 지난 뒤 감미로운 에필로그가 종결부를 형성한다. 이 부분은 젊은 시절 라흐마니노프가 야심 차게 작곡한 교향곡 1번의 멜로디를 품고 있다. 글라주노프의 무책임하고 엉성한 지휘 때문에 초연 실패라는 쓴맛과 트라우마를 안겨다준 바로 그 곡이다. 이로 인해 라흐마니노프는 우울증과 작곡 불능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성공적인 재기 전까지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교향곡 1번을 뒤늦게 자신의 작품에 인용하며 회상한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 비로소 과거의 상처를 되돌아볼 여유를 가지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리라.

2악장 안단테 콘 모토Andante con moto(걸음걸이 정도로 느리게 움직임을 가지고) 템포 디 발스Tempo di valse(왈츠의 속도로)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건대 그가 왈츠를 크게 선호한 작곡가였다고 하기는 어렵다. 피아노 솔로를 위한 ‘살롱풍의 작품’, 피아노 듀엣을 위한 ‘6개의 작품’이나 모음곡 2번, ‘6개의 손을 위한 왈츠’의 경우처럼 그는 왈츠의 표면적 즐거움 이상을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년에 이르러 라흐마니노프는 ‘교향적 무곡’ 2악장을 통해 왈츠의 멜랑콜리한 측면을 깊이 파고든다. 이 곡은 이른바 라흐마니노프 버전의 ‘슬픈 왈츠’다. 특히 구슬픈 정서를 자아내는 알토 성역의 악기인 잉글리시 호른이나 비올라 솔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2악장은 유령이나 드라큘라가 추는 음산한 왈츠에 더욱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다.

3악장 렌토 아사이Lento assai(매우 느리게) –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빠르게 생생하게)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3악장은 브리튼 ‘진혼 교향곡’ 2악장과 같이 ‘죽음의 무도’에 관한 일종의 거대 프레스코화다. 짧은 서주 뒤 묵시록적인 종소리와 더불어 악마의 살타렐로(로마를 중심으로 발달한 쾌활한 무곡)가 시작된다. 앙상한 목재의 울림을 통해 성마른 음색을 전하는 실로폰의 등장은 해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 인생의 고정 악상이라 할 수 있는 정선율 ‘진노의 날’이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집요하고 철저하게 다루어진다.
 최후에는 사형수를 위해 울리는 듯한 거대한 북소리 뒤 현악이 라흐마니노프 ‘철야기도’ 중 아홉 번째 곡 ‘주여, 당신은 찬양받으시기에 합당하나이다’를 연주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최후에 울리는 탐탐(징과 유사하게 생긴 타악기)의 강한 음향이 모든 것의 정복자인 죽음을 완전하게 선포한다.

김문경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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