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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실내악
2021 실내악 시리즈 III: 낮과 밤

공연일정
20210710 토요일 17:00
장소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프로그램
요제프 하이든, 현악 사중주 내림나장조 ‘일출’
Joseph Haydn, String Quartet in B-flat major, Op. 76, No. 4 “Sunrise”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카프리치오> 중 전주곡
Richard Strauss, Capriccio, Op. 85: Prelude 더보기
가격
R 50,000 S 30,000 A 10,000
공연종료

[정기 공연 안내] * 공연 당일 티켓은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1668-1352(화~일 : 09:00~20:00 / 월 : 09:00~18: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10:30~19:00 / 주말, 공휴일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연중무휴)

[시민/교육 공연 안내] * 예매페이지 문의처로 문의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매 또는 취소와 관련해서는 "예매안내" 메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공연중 휴대전화 전원은 꼭 꺼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make sure that your mobile phone is switched off.
※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2021 실내악 시리즈III: 낮과 밤
Chamber Series III: Day & Night
 

2021년 7월 10일(토) 17:00 세종체임버홀
 

프로그램
하이든, 현악 4중주 내림나장조 ‘일출’
Haydn, String Quartet in B-flat major, Op. 76, No. 4 "Sunrise"
 Allegro con spirito
 Adagio
 Minuet. Allegro - Trio
 Finale. Allegro ma non troppo
바이올린violin 한지연Jiyun Han, 최해성Haesung Choe, 비올라viola 성민경MK Sung, 첼로cello 반현정Hyunjung Ban
 

슈트라우스, <카프리치오> 중 전주곡
Strauss, Capriccio, Op. 85: Prelude
바이올린violin 웨인 린Wayne Lin, 최해성Haesung Choe, 비올라viola 성민경MK Sung, 대일 김Dale Kim Sung, 첼로cello 김소연Soyun Kim, 장소희Sohee Chang

------------ 휴식 intermission 15분 ----------
 

쇤베르크, 정화된 밤
Schönberg,, Verklärte Nacht, Op. 4
바이올린violin 웨인 린Wayne Lin, 한지연Jiyun Han, 비올라viola 성민경MK Sung, 대일 김Dale Kim Sung, 첼로cello 김소연Soyun Kim, 장소희Sohee Chang


총 소요 시간 약 80분(휴식 포함)

 

 

요제프 하이든(1732-1809), 현악 사중주 내림나장조 ‘일출’(1796~97)
Joseph Haydn, String Quartet in B-flat major, Op. 76, No. 4 “Sunrise”

 1766년에 에스테르하지 궁정의 카펠마이스터로 임명된 요제프 하이든은 모든 작곡과 연주를 책임지는 막중한 의무를 부여받았다. 이 탓에 에스테르하지의 궁정이 있는 오스트리아 빈과 헝가리에 있는 여름 별장인 에스테르하저 궁전 밖으로 나가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성주였던 니콜라우스 1세가 1790년 9월에 세상을 떠나자, 후계자인 그의 아들 안톤이 기울어져 가는 가세를 바로잡기 위해 음악가들을 해고하는 바람에 갑자기 할 일이 없게 되었다. 하이든은 상징적 존재로 남겨졌지만 봉급이 크게 줄었다.
 이때 하이든에게 연락한 사람은 런던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기획자 요한 페터 잘로몬이었다. 그는 한창 교향곡으로 인기몰이 중이던 하이든을 런던으로 초청했고, 하이든은 한걸음에 달려갔다. 하이든의 런던 여행은 1791년 1월~1792년 6월과 1794년 2월~1795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이 기간에 각각 93~98번과 99~104번의 교향곡 열두 곡이 초연되었다. 그래서 이 교향곡들을 ‘런던 교향곡’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68곡이나 되는 현악 사중주 작품을 남긴 것은 특이하다. (호보켄 목록에는 83번까지 있지만, 이 중 열다섯 곡은 하이든의 곡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악 사중주는 궁정 악장으로서의 의무도, 니콜라우스 1세의 관심사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이든이 이 장르에 집중한 것은 에스테르하지 이전 시절에 작곡한 첫 현악 사중주곡이 호평을 받은 후 네 개의 현악기가 자신의 순수한 음악적 이상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하여 ‘Op. 1’이 부여된 첫 작품부터 1803년의 미완성 작품까지, 하이든의 사중주곡은 그의 음악 활동 전반뿐 아니라, 고전 시대를 태동부터 여명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기록하고 있다.
 ‘일출 사중주’는 완숙한 시기인 1797년에 작곡한 ‘Op. 76’의 여섯 곡 중 네 번째 곡으로, 요제프 에르되디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출판은 런던의 롱맨 클레멘티에서 1799년에 이루어졌다. 당시 하이든의 작품은 빈의 아르타리아에서 독점 출판되고 있었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있었던지라, 결과적으로 같은 해에 빈과 런던에서 거의 동시에 출판되었다.
위대한 교향곡들을 열정적으로 작곡한 두 번째 런던 여행 직후여서인지, Op. 76의 사중주 곡들은 네 악기를 위한 교향곡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음악적 내용이 풍부하다. 특히 ‘일출 사중주’는 폭넓은 다이내믹으로 대단히 섬세한 표현부터 극적인 표현까지 들려주며, 제1바이올린 이외의 악기에도 주제가 주어지는 등 음향적으로 더욱 다채롭다. 또한 형식적으로 이전 작품들보다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1악장 빠르게, 열정을 가지고 Allegro con spirito
 세 악기가 화음을 조용히 길게 연주하면, 제1바이올린이 저음으로부터 점차 올라온다. 그리고 무궁동*과 같이 빠르고 활기가 넘치는 연주가 이어진다. 당시 런던 사람들은 이 주제에서 고요한 새벽 해가 살며시 뜨며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떠올려서 이 곡을 ‘일출’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제2주제는 정반대로 첼로가 하강 선율을 연주한다. 음악적 유희를 즐기던 하이든이 의도적으로 정반대로 구상한 듯 보이는데, 음악은 이 두 주제를 바탕으로 소나타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특이하게도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가 단조로 등장하며 분위기가 한층 진지하게 바뀐다.
2악장 느리게 Adagio
 성가 같은 엄숙하고 차분하면서도 슬픈 감정을 내비치는 선율이 제시된다. 표현적 장식들이 더해지며, 마치 지난 삶에 대해 담담히 풀어 놓듯 차분하게 진행한다.
3악장 미뉴에트풍으로. 빠르게 Menuetto. Allegro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3박자의 경쾌한 춤곡 선율이 반음계적 진행을 사용한 이전 악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중앙의 ‘트리오’ 부분 중 비올라와 첼로의 지속되는 베이스 연주가 1악장을 연상시킨다. 이 위에 두 바이올린이 민속 춤곡을 연상시키는 옥타브 병행 선율을 연주하며 공명을 일으킨다.
4악장 피날레. 빠르게, 지나치지 않게 Finale. Allegro, ma non-troppo
 론도 형식으로서, 내림나장조의 일상적인 분위기와 내림나단조의 진지한 분위기가 교대로 진행된다. 마지막 코다에 진입하면 더욱 빠른 속도로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 무궁동: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속도로 진행되는 기악곡. 종지형(終止形)이 없는 특수한 형식으로, 속도가 아주 빠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 <카프리치오> 중 전주곡(1940~41)
Richard Strauss, Capriccio, Op. 85: Prelude

 리하스트 슈트라우스는 오페라 <카프리치오>(1942)에서 음악과 말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음악을 위한 대화’라는 독특한 부제로 보건대 슈트라우스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그는 늘 글보다는 음악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처음 드러낸 곡은 25세에 완성한 교향시 <죽음과 정화>(1888~89)였다. 문학적 시나리오를 음악화한 기존 교향시와는 달리, 슈트라우스는 이 곡을 작곡할 때 먼저 음악을 완성하고, 이 음악을 가지고 알렉산더 리터가 시를 덧붙였다. 이렇게 그는 음악이 말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78세에 완성한 마지막 오페라 <카프리치오>에서는 극중 작곡가로 나오는 플라망Flamand의 현악 육중주곡이 이 오페라의 시작을 장식하고 또한 마지막에도 선율이 등장함으로써 음악이 우위에 있음을 짐짓 내비쳤다.
 슈트라우스가 이 곡을 쓰게 된 것은 <말 없는 여인>(1935)의 대본을 쓴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당시 나치를 피해 영국에 머물고 있었는데, 대영박물관에서 발견한 지오바니 바티스타 카스티의 대본 『음악이 먼저, 다음은 말』에 흥미를 느꼈다.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1786년에 이 대본으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 적이 있었지만, 츠바이크는 이 대본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평화의 날>(1938), <다프네>(1938), <다나에의 사랑>(1940)의 대본을 쓴 요제프 그레고어에게 보냈다. 하지만 슈트라우스는 그레고어가 수정한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아라벨라>(1933)와 <평화의 날>을 초연한 지휘자 클레멘스 크라우스를 떠올렸다. 크라우스는 그레고어가 난감해하던 <다프네>해 주었고, 슈트라우스가 마무리하여 대본을 완성했다. 크라우스는 ‘음악을 위한 대화’라는 부제도 붙여 주었다. 뮌헨에서 이루어진 초연 또한 크라우스가 지휘봉을 들었다. 이후 크라우스는 슈트라우스에게 새로운 오페라를 제안했지만 슈트라우스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한 사람은 오직 하나의 유언만 남길 수 있네!”
 오페라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775년 파리 근교의 한 성에서 마들렌 백작 부인의 생일 파티가 열린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음악가 플라망과 시인 올리비에가 논쟁을 벌인다. 극장 감독 라 로슈는 올리비에의 글과 플라망의 음악으로 오페라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백작 부인은 이 작품을 통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오페라를 완성하기 전, 백작 부인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카프리치오>는 막을 내린다. ‘카프리치오(변덕)’라는 제목은 이런 백작 부인의 우유부단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 연주되는 육중주는 오페라 중 플라망이 백작 부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곡으로, 오페라 시작과 함께 연주된다. 제1바이올린이 우아한 주제를 연주한 후 다른 악기들이 이 주제의 단편들을 주고받으며 진행한다. 첫 부분이 끝나면, 트레몰로(음이나 화음을 빨리 규칙적으로 떨리는 듯이 되풀이하는 주법)로 다음 부분이 시작되고, 제1바이올린과 제1비올라가 격렬한 주제를 연주한다. 그리고 첫 부분이 단조로 바뀌어 심각한 분위기로 변주된 후, 여유로운 마지막 부분으로 이어진다. 꾸밈음의 리듬이 애교를 부리듯 차분히 마무리한다.
 이 육중주의 초연은 1942년 10월 오페라 초연 전에 나치의 빈 지구 총독이던 발두르 폰 쉬라흐의 집에서 먼저 이루어졌다. 그는 슈트라우스가 빈에 거주할 때 유대인인 그의 며느리와 손자를 보호해 주었다.

아르놀트 쇤베르크(1874-1951), ‘정화된 밤’(1899)
Arnold Schönberg, Verklärte Nacht, Op. 4

 화가로서 칸딘스키와 동인이기도 했던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1910년대 즈음 미술계에 불었던 표현주의 사조를 음악에 접목하는 방법으로서 불협화음을 과감히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그는 으뜸음이 파악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조성을 제거했다. 사실 쇤베르크는 조성이 없다는 의미의 ‘무조성atonal’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작품은 분명히 음조tone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음조, 그리고 모든 조성을 포함한다는 ‘범조성pantonal’이라는 말을 선호했다.
 사실 음악사학자 윌리엄 W. 오스틴은 쇤베르크의 음악을 브람스적인 형식주의와 바그너적인 반음계주의, 그리고 감상주의의 결합으로 해석하여 “브람스와 바그너의 조화”로 보았고, 미국 작곡가 에런 코플런드는 “쇤베르크는 감성적으로 여전히 19세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낸 작품이 바로 현악 육중주곡 ‘정화된 밤’이다. 이 곡은 19세기에 작곡된 초기작으로, 표현주의 무조성 작품을 쓰기 한참 이전에 작곡되었다. 그럼에도 모호한 박자감과 자유롭게 유영하는 화음은 훗날의 표현주의적 접근을 예견한다.
 ‘정화된 밤’은 1899년 여름에 쇤베르크가 작곡 스승이자 친한 친구였던 알렉산더 쳄린스키의 여동생 마틸데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녀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단 3주 만에 완성되었다. (마틸데는 후에 쇤베르크의 아내가 된다.) 이 곡은 리하르트 데멜의 시집 『여성과 세상』(1896)에 수록된 동명의 시로부터 받은 인상에 따라 작곡되어, 실내악 규모로 완성된 첫 음악 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쇤베르크는 빈 악우협회에 이 곡의 초연을 의뢰했으나 거절당했다. 데멜의 시가 성적으로 너무 노골적이라는 점도 문제였고, 무엇보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화음을 사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예를 들면 쇤베르크는 이 곡에서 ‘전위 9도 화음’을 사용했는데, 이러한 화음은 당시 화성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트리스탄>에 덧칠해 놓은 것 같이 들린다.”라는 유명한 비판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정화된 밤’은 라단조를 기반으로 하는 조성음악이지만, 반음계적인 진행을 타고 음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독특한 화음은 당시 사람들에게 당돌하고 거북하게 비춰졌던 것이다. 쇤베르크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연주할 수 없기에 이 곡은 연주될 수 없다.”라고 비꼬아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곡은 1902년 3월 18일 빈 악우협회에서 로제 사중주단과 프란츠 옐리네크, 프란츠 슈미트에 의해 초연이 이루어졌다. 당시 청중도 이 곡을 듣고 당황했으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쇤베르크의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자, 중요한 실내악 레퍼토리로 정착했다.

송주호 음악 칼럼니스트

 

2021 실내악 시리즈 III: 낮과 밤- 공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