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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관현악
2021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①

공연일정
20211028 목요일 20:00
장소
롯데콘서트홀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Conductor
협연자
바이올린, 이지윤
Jiyoon Lee, Violin
프로그램
신동훈, 쥐와 인간의
Donghoon Shin, Of Rats and Men
닐센, 바이올린 협주곡
Nielsen, Concerto for violin and orchestra, Op. 33 더보기
가격
R 90,000 S 70,000 A 50,000 B 30,000 C 10,000

※ 공연 당일 티켓은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 문의
- 예술의전당 02-580-1300(09:00~20: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평일 10:30 ~ 19:00, 주말,공휴일 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매 또는 취소와 관련해서는 "예매안내" 메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공연중 휴대전화 전원은 꼭 꺼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make sure that your mobile phone is swiched off.
※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 본 공연의 좌석은 방역당국의 '일행 간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여 한 좌석 또는 2연석에 앉고 한 칸을 비우는 1:1과 2:1을 혼용하여 운영됩니다. 고객께서는 관람 인원에 맞춰 좌석을 예매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2연석 중 한 좌석만 선택하신 고객은 옆 좌석에 다른 고객이 관람할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로 인한 공연 당일 예매 취소 및 변경은 불가합니다.



2021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①

OSMO VÄNSKÄ conducts TCHAIKOVSKY'S FIFTH ①

 

20211028()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Thursday, 28th October 2021 8PM LOTTE Concert Hall

 

지휘 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music director

바이올린 이지윤 Jiyoon Lee, violin

 

프로그램

신동훈, ‘쥐와 인간의' *아시아 초연

Donghoon Shin, Of Rats and Men *Asian Premiere
 The Singer
 The Cop and Killers

닐센, 바이올린 협주곡

Nielsen, Concerto for violin and orchestra, Op. 33

 Praeludium. Largo - Allegro cavalleresco
 Poco adagio - Rondo. Allegretto
 Scherzando

-------------- 휴식 15분 -----------------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

Tchaikovsky, Symphony No. 5 in E minor, Op. 64
 Andante - Allegro con anima
 Andante cantabile con alcuna licenza
 Valse. Allegro moderato
 Finale. Andante maestoso - Allegro vivace

총 소요 시간: 약 110분(휴식 포함)
 

신동훈(1983년생), ‘쥐와 인간의’(2019) *아시아 초연
Donghoon Shin, Of Rats and Men for Chamber Orchestra *Asian Premiere

악기 편성 2 1 1 2 - 2 1 1 0 – str.[6.5.4.3.2]
플루트 2 오보에 1 클라리넷 1 바순 2 호른 2 트럼펫 1 트롬본 1 현 5부

 비틀스를 즐겨 듣고 노래를 좋아하며 밴드에서 활동하던 신동훈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을 듣고는 그와 같은 음악을 작곡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기에 자신도 작곡과를 선택했다. 그런데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의 드넓은 세계를 접하고는 비로소 원하는 것을 찾았다. 바로 ‘자유’였다. 그는 펜을 들고 있는 그 순간, 쓰고 싶은 음악을 썼다. 그래서 노거장처럼 진지하기도 하고 대중음악을 소재로 하는 등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남다르게 넓다. 영감의 원천이 된 문학도 중요하다. 보르헤스, T. S. 엘리엇, 예이츠 등의 글이 신동훈을 통해 소리로 녹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관된 순수한 음악적 특징, ‘음향적 유희’가 감지된다. “철학적인 심오함보다는 청중들이 가볍게 듣고 다양한 음향들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2016년 9월 『월간 SPO』 인터뷰 中)
 그런데 2016년 즈음인 것 같다. 잠깐의 슬럼프를 겪은 그는 새로운 시야를 얻었다. “어린 시절 특히 좋아하던 말러나 베르크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두 작곡가는 바흐 이후에 가장 다성음악적 양상이 두드러진 음악을 쓴 작가들이에요. 자연스럽게 바흐의 악보를 다시 펴들었고, 르네상스 음악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음악에 적용되었습니다.”(2020년 3월 『월간 객석』 인터뷰 中) ‘클래식 작곡가’ 신동훈은 “모든 음이 이유가 존재하고 의미가 있는 음악을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소리에 집중하며 작곡에 임하고 있다.
 명망 있는 여러 작곡상을 받은 신동훈은 2022년 클라우디오 아바도 작곡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으며, 카라얀 아카데미 50주년을 기념하는 첼로 협주곡을 위촉받았다. 내년 5월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첼리스트 브뤼노 들르프레르의 협연과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초연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서 첫 곡으로 연주되는 ‘쥐와 인간의’는 2019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카라얀 아카데미의 위촉으로 작곡되어, 그해 12월 페테르 외트뵈시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니에 초연되었다. 대위법적인 구성이 뒷받침하면서 색채감 넘치는 음향이 더 빛을 발하는 특징은 그의 최근 경향을 대변한다. 작곡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1악장 ‘가수’. “프란츠 카프카의 『여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의 족속』에서 영감을 받은 첫 악장은 소설의 캐릭터들을 상징하는 두 가지의 이질적인 소재 간의 대위적 실험이다. 선법으로 이루어진 목관의 멜로디가 악장 전체를 관통하며 노래를 하는 동안, 보다 반음계적이고 어두운 음소재로 구성된, 공격적이고 거친 캐릭터의 오케스트라 투티는 끊임없이 이를 위협하며 집어삼키려고 한다.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변형되어 가며, 마지막 부분에서 이윽고 멜로디는 오케스트라 투티에 동화되어 함께 노래한다.”
2악장 ‘경찰과 살인자’. “앞서 언급한 카프카의 단편의 메타픽션이기도 한 로베르토 볼라뇨의 『경찰 쥐』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순과 콘트라바순의 멜로디가 악곡을 이끌어가며, 이질적인 성격과 음소재로 구성된 단편들이 그 위에 얹힌다. 그 단편들의 위협 속에서 저음역의 멜로디는 점차 확장되고 템포는 빨라지며, 악곡은 점점 더 복잡한 대위법적 양상을 띠게 된다. 악곡이 1악장을 상기시키는 빠른 템포에 마침내 도달했을 때 그 대위법적 양상은 극에 달하며, 행진곡풍의 반복되는 리듬과 저음역의 금관 멜로디 위에 1, 2악장에 등장했던 음악적 소재들이 병치되며 뒤엉킨다. 그 후, 다시 등장하는 바순과 콘트라바순의 극단적인 저음역 멜로디를 급작스럽고 공격적인 오케스트라 투티가 단절하며, 음악은 더욱 어두운 결론에 도달한다.”

카를 닐센(1865-1931), 바이올린 협주곡(1911)
Carl Nielsen, Concerto for Violin and Orchestra, Op. 33

악기 편성 2[1.2+pic] 2 2 2 - 4 2 3 0 - tmp – str.
플루트 2(제2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 5부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던 카를 닐센은 코펜하겐 왕립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덴마크 왕립 관현악단의 지휘자가 되었다. 이렇게 바이올린과 작곡, 지휘를 섭렵한 그이기에 무엇보다도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장르였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비르투오소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파리에서 활동하던 바이올리니스트 페더 묄러Peder Møller가 1910년에 왕립 관현악단의 악장에 취임하자, 닐센은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매일” 생각하던 ‘바이올린 협주곡’의 작곡을 실행에 옮겼다.
 첫 음표를 적은 때는 1911년 여름이었다. 에드바르 그리그의 미망인이던 니나의 초청으로 그리그의 저택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리그가 작곡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호숫가 오두막이 그의 작곡 공간이 되었다. 코펜하겐에 돌아온 이후에도 작곡은 계속되어 12월 13일에 완성되었고, 초연은 이듬해 2월 28일 닐센의 지휘와 묄러의 독주로 코펜하겐에서 이루어졌다. 이후 닐센과 묄러는 스톡홀름과 예테보리, 오슬로, 베를린, 파리 등에서 함께 연주했다.
 닐센은 작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기쁨과 확신에 차 있었다. “대단히 즐거웠다. 중요한 점은 이 곡이 좋은 음악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내실이 있어야 하고, 표면적이지 않으면서 대중적이고 화려해야 한다. 이러한 상충하는 요소들이 만나 더욱 고차원적 합일을 이룬다.” 결과적으로 이 곡은 진지하고 고전적인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편안하고 유쾌하며 접근성이 좋은 작품이 되었다. 전체가 두 악장으로 되어 있지만, 각 악장이 느린 부분과 빠른 부분으로 구성되어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1악장 ‘전주곡: 매우 느리게 - 빠르게, 기사처럼’. 느린 ‘전주곡’ 부분은 곡이 시작되자마자 즉흥적이면서 집시 음악처럼 자극적인 강렬한 독주를 연주한다. 안정을 찾은 후에는 부점 리듬이 인상적인 호흡이 긴 선율을 연주한다. 바이올린 독주가 긴박해지기도 하지만, 조용히 마무리한다. 그러다 갑자기 관현악이 ‘기사처럼’ 웅장하고 절도 있게 제1주제를 연주하며 빠른 부분이 시작된다. 오보에가 제시하는 제2주제는 제1주제를 위아래로 뒤집은 모양으로, 닐센의 재치가 엿보인다. 소나타 형식으로 진행하며, 화려한 카덴차도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코다 부분은 제1주제로 강렬하게 마무리한다.
2악장 ‘조금 느리게 - 론도: 조금 빠르게, 스케르초풍으로’. 2악장의 시작을 알리는 오보에의 선율은 ‘BACH’, 즉 ‘B♭-A-C-B♮’의 네 음을 모티브로 한다. 이 네 음은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지만, 반음계적인 속성 탓에 변형을 거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마지막 ‘론도’ 부분은 민속적인 피들 연주를 연상시키며, 존재감 있는 카덴차도 등장한다. 닐센은 이 마지막 부분을 “의지라고는 거의 없는, 반쯤은 귀엽고, 반쯤은 경쾌한, 곧 쓰러질 듯한 악장”이라고 말했다. 이 특징은 닐센의 주요 특징인 ‘진행하는 조성progressive tonality’과 맞물려있다. ‘진행하는 조성’이란, 음악의 첫 부분의 으뜸음과 마지막 부분의 으뜸음이 다른, 즉 고전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조성의 흐름을 뜻한다. 그래서 연관성을 찾기 힘든 주제들이 돌발적으로 등장해서 혼란스럽기도하고, 수수께끼처럼 보이기도 하다. 닐센은 “우유부단하고 목표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좋은 날에진심으로 미소 짓는 방랑자처럼 기분 좋고 매력적이다.”라고 언급했다. 닐센 자신의 음악적 자화상인 듯하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 교향곡 제5번(1888)
Pyotr Il'ich Tchaikovsky, Symphony No. 5 in E minor, Op. 64

악기 편성 3[1.2.3+pic] 2 2 2 - 4 2 3 1 - tmp – str.
플루트 3(제3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현 5부

 불행한 결혼과 바이올린 협주곡(1787)의 참담한 실패는 차이콥스키를 슬럼프의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그는 서유럽을 유랑하면서 지인들에게 작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러한 어두운 터널에서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준 것은 모차르트의 음악이었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1880)는 모차르트 양식의 의도적인 모방이며, 관현악 모음곡 4번 ‘모차르티아나’(1887)는 노골적인 모차르트 찬가였다. 그러다 1885년에 모스크바 북서쪽 근교인 클린에 정착한 후 차츰 안정을 찾았고, 1888년 6월 초 새로운 교향곡의 작곡을 시작했다. 건강에 무리가 있기도 했지만, 작곡을 계속 이어나가 8월 26일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완성 소식을 알렸다. 이렇게 ‘교향곡 5번’(1888)이 탄생했다.
 11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교향곡은 한층 깊어진 비극적 정서와 모차르트의 영향으로 간결하고 투명한 음향을 들려주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새로운 음악 세계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11월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열린 초연은 청중의 환호를 받았지만, 차이콥스키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마도 차가운 평단의 반응에 대한 자기방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 교향곡을 12월 22일 모스크바에서, 이듬해 3월 15일 함부르크에서 직접 지휘했다. 이 연주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나서야 이 작품에 자신감을 가졌고, 함부르크 필하모니 협회장이던 테오도르 아베랄레망에게 헌정했다.
 이 작품 전체에 걸쳐 흐르는 정서는 숙명적인 비극이다. 주요 주제가 가진 비통한 감정은 강렬한 에너지를 품고 감상자의 마음에 깊이 각인된다. 하지만 구름이 걷히듯 우울함이 밀려나고 들려오는 아름다운 선율과 아른거리는 희망찬 광채 또한 이 곡이 가진 매력이다.

1악장 ‘느리게 - 빠르게, 마음을 다하여’. ‘콘 아니마’는 ‘마음을 다하여’, ‘영혼을 불어넣어’, ‘감정을 이입하여’ 등의 의미로, 이 곡에 임하는 작곡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먼저 클라리넷의 엄숙한 주제로 서주를 시작한다. 이 주제는 교향곡 4번 호른의 서주와 마찬가지로 베토벤의 운명의 주제에서 가져온 것으로서 보며, 이 역시 운명의 주제라고 말한다. 제1주제는 클라리넷과 파곳에 의해 어두운 정서를 유지하면서 리드미컬하게 제시되고, 제2주제는 바이올린이 조용하게 당김음 리듬으로 연주한다. 이 두 주제를 중심으로 소나타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여러 선율이 연결구로 사용되어 전체적으로 악상이 풍부하다. 마지막에 제1주제가 강하게 연주되며 마친다.
2악장 ‘느리게, 노래하듯이, 약간 자유롭게’. ‘안단테 칸타빌레’는 현악 사중주 1번(1871) 2악장의 지시어로, 톨스토이가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평생 이 곡을 마음에 품었다. 교향곡 5번 2악장에 적힌 이 지시어에서 그때의 감동을 재현하고픈 기대가 엿보인다. 독특하고 신비로운 현악의 코랄이 연주된 후, 새벽안개 속에서 해가 떠오르듯 호른의 제1주제가 등장한다. 그리고 갑작스레 오보에가 제2주제로 맑은 분위기로 전환한다. 점차 발전하면 긴장을 품은 제3주제가 클라리넷에 의해 제시되고, 정점에 이르러 금관 앙상블이 희망의 탈을 쓴 운명의 주제를 강렬하게 연주한다. 그리고 또다시 정점에 이르는데, 마치 잊지 말라는 듯 난데없이 본래의 운명의 주제가 무섭게 울려퍼진다. 체념 어린 심정을 담은 제2주제로 차분히 마무리한다.
3악장 ‘왈츠. 빠르게, 온화하게’. 스케르초 대신 당시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교춤이었던 왈츠를 넣은 것은, 모차르트의 미뉴에트 악장에 대한 응용으로 보인다. 우아한 왈츠 선율이 악기를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연주된다. 반주가 일반적인 왈츠 리듬인 ‘강-약-약’이 아닌 ‘약-강’으로 되어 있어 색다른 운치를 준다. 중간 부분에서 쫓기듯 달리다가, 다시 본래의 선율로 돌아온다. 그런데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듯, 클라리넷이 운명의 선율을 힐끗 연주하고, 이를 애써 외면하려는 것처럼 급히 마무리한다.
4악장 ‘피날레. 느리게, 장엄하게 - 빠르게, 생기 있게’. 현악이 운명의 주제를 밝고 장엄하게 연주하며 서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팀파니의 강렬한 연타에 이어 현악이 제1주제를 투쟁하듯 강렬하게 연주하고, 곧 오보에가 부속 주제를 연주하며 현악이 이를 받아 진행한다. 목관 앙상블이 연주하는 제2주제는 긴장도를 한껏 머금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가 복잡하게 전개되면, 때때로 운명의 주제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정리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이르러 운명의 주제가 장엄한 개가(凱歌)와 같이 밝게 연주되고, 마침내 이 곡의 비밀을 드러내듯 베토벤의 운명의 주제 리듬을 강하게 연주하고 마친다. 그렇다면 이 곡은 인간에게 비극적인 삶을 지운 운명의 승리인가, 아니면 비극적인 운명을 삶의 의지로 바꾼 인간의 승리인가? ‘만프레드’ 교향곡(1885)에서 만프레드의 비극적인 죽음을 구원으로 승화시켰듯이, 차이콥스키는 후자를 꿈꾸었다고 믿는다.

송주호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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