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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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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공연/기획공연
2021 퇴근길 토크 콘서트: 음악과 청년, 청춘에 귀 기울이다
- 공연일정
- 2021. 11. 11. 목요일 19:30
- 장소
-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 지휘자
-
데이비드 이
David Yi, Conductor
- 가격
- 전체 10,000
[정기 공연 안내]
* 공연 당일 티켓은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1668-1352(화~일 : 09:00~20:00 / 월 : 09:00~18: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10:30~19:00 / 주말, 공휴일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연중무휴)
[시민/교육 공연 안내]
* 예매페이지 문의처로 문의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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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11.8.(월) 오전 11시 좌석 추가 오픈
2021 퇴근길 토크 콘서트: 음악과 청년, 청춘에 귀 기울이다
일시 2021년 11월 11일(목) 19:30
장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사회 조은아 교수, 임홍택 작가
지휘 데이비드 이
연주 서울시향 현악 앙상블(총 20인)
- 제1바이올린 : 한지연, 주연경, 허상미, 유미나, 우혜경, 고현수
- 제2바이올린 : 엄자경, 김지원, 김미경, 김인학, 이주은
- 비올라 : 김선영, 이선주, 김성은, 임요섭
- 첼로 : 박은주, 최운선, 김민경
- 더블 베이스 : 장승호, 이충석
프로그램
작곡가 청년기 작품과 함께 MZ세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음악·인문학 콘서트
시벨리우스, 현악앙상블을 위한 즉흥곡
J. Sibelius, Impromptu for Strings, op.5
스크랴빈, 안단테 & 스케르초
A. Scriabin, Andante & Scherzo for strings in A major
브리튼, 단순 교향곡
B. Britten, Simple Symphony for string Orchestra op.4
베베른, 현악 앙상블을 위한 느린 악장
A. Webern, Langsamer Satz for string orchestra
티켓 전석 1만원
소요 시간 약 60분(인터미션 없음)
문의 02-3700-6396
시벨리우스(1865-1957), 현악 앙상블을 위한 즉흥곡(1893)
J. Sibelius, Impromptu for Strings, Op.5
잔 시벨리우스는 핀란드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우리에게는 보통 교향시 ‘핀란디아’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그의 수많은 걸작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즉흥곡, op.5’는 시벨리우스가 1893년에 쓴 곡으로, 이 해는 그가 ‘쿨레르보 교향곡’(1892)이나 ‘카렐리아 모음곡’(1893) 등 관현악 작품을 연달아 대중적으로 성공시키면서 전도유망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할 무렵이기도 하다. 원래는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전체 6곡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작곡가는 이 가운데 ‘5번’과 ‘6번’을 골라 현악 앙상블용으로 편곡하면서 둘을 이어 붙여 하나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피아노 버전이 지닌 화려함은 비교적 차분하고 절제된 어조로 바뀌었다. 원곡의 ‘즉흥곡 제5번’에 해당하는 부분이 이 곡의 바깥 단락을 이루고, ‘제6번’ 부분이 가운데 단락을 이룬다. 바깥 단락의 침통하고 쓸쓸한 분위기는 어쩌면 작곡가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자 했던 꿈을 바로 한 해 전에 완전히 접은 데서 비롯한 것인지도 모른다. 반면 가운데 단락은 매우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띠고 유려하게 흘러가 뚜렷한 대조를 보여준다. 마지막 단락 역시 첫 단락과 악상 자체는 같지만 침통하다기보다는 체념하는 느낌으로 끝나며, 마치 작곡가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것처럼 들린다.
스크랴빈(1872-1915), 안단테 & 스케르초(1888, 1899)
A. Scriabin, Andante & Scherzo for strings in A major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은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같은 특징을 공유하는 라흐마니노프와는 음악원 동기이기도 했다. ‘안단테 & 스케르초’는 원래 별개의 작품이었으며 둘 다 단편만 남아 있었는데, 다니엘 보샤드가 거의 100년만인 1987년에 두 곡을 보완해 재구성한 뒤 서로 이어 붙인 뒤로는 주로 이 형태로 연주된다. 스크랴빈은 ‘안단테’를 1899년에, ‘스케르초’는 1888년(1889년으로 보기도 한다)에 썼으므로 작곡 시기는 ‘스케르초’가 앞서지만 보샤드는 ‘안단테’를 앞에 두었다. 스크랴빈의 창작 시기 첫머리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그의 작품 대다수에서 접할 수 있는 난해하고 신비로운 악상 및 화음과는 다른 전형적인 후기낭만주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안단테’는 풍성한 현악 합주로 매우 유려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악장이다. ‘스케르초’를 여는 현악 피치카토(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소리 내는 주법) 악구는 다분히 차이콥스키(예를 들어 ‘교향곡 제4번’의 3악장)를 연상케 하는데, 스크랴빈의 작곡 스승이 안톤 아렌스키였으며 아렌스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 바로 차이콥스키였음을 감안하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어서 곧바로 현악 합주로 연주되는 트리오 역시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들었을 법한 장중한 야성미를 띠고 있다. 다시 피치카토 단락으로 돌아가 조용히 끝난다.
브리튼(1913-1976), 단순 교향곡(1933~1934)
B. Britten, Simple Symphony for string Orchestra Op. 4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은 보통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의 작곡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쓴 곡 가운데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작품이 많으며, ‘단순 교향곡’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브리튼은 이 곡을 스무 살이던 1933년 12월부터 이듬해인 1934년 2월에 걸쳐 썼으며, 같은 해에 열린 초연도 자신이 직접 지휘했다. 현악 사중주로도 연주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원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해 쓴 곡이며 또 이쪽이 연주 효과가 더 좋다. 전체 네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형식면에서 볼 때 통상적인 교향곡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모음곡에 더 가깝다. 브리튼은 각 악장에 독특한 제목을 붙였으며, 홀수 악장은 의도적으로 바로크 시대에 유행한 춤곡으로 썼다. 그리고 모든 악장의 주제는 브리튼이 이전, 즉 십대 시절에 썼던 작품들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은 이 작품이 일종의 향수에서 비롯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작곡가가 이 곡을 자신의 어린 시절 비올라 스승에게 헌정했다는 사실도 미약하나마 근거로 삼을 수 있겠다.
1악장 제목 ‘떠들썩한 부레’에서 부레란 프랑스에 기원을 둔 빠른 템포의 2박자 춤곡으로, 바로크 시대 음악에 자주 등장한다. 여기서 브리튼은 자신이 1925년에 썼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제1번’ 중 제2악장 ‘부레’의 선율과 1923년에 쓴 가곡 ‘시골 춤’의 선율을 주제로 사용했다. 상당히 능숙한 서법이 돋보이지만 젊은이의 작품답게 치기에 가까운 활기도 보여주며, 선율과 리듬면에서 영국 민요의 흔적도 엿보인다. 2악장 ‘쾌활한 피치카토’는 제목 그대로 피치카토로만 연주하는 유희적인 성격의 악장이다. 성격 면에서는 스케르초에 가까우며, 실제로 브리튼은 이 악장에서 1924년에 쓴 ‘피아노 소나타 op.5’의 스케르초 악장에서 가져온 선율을 제1주제로 사용했다. 두 번째 주제는 같은 해이지만 그보다 조금 뒤에 쓴 가곡 ‘반다-로그(원숭이 사람)의 길 노래’에서 차용했다. 3악장 ‘감상적인 사라반드’는 통상적인 교향곡의 느린 악장에 해당한다. 사라반드는 3박자 계통의 바로크 시대 춤곡으로, 템포가 느리며 보통 슬프거나 장중한 느낌을 자아낸다. 음울한 느낌의 제1주제는 1925년에 쓴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제3번’ 중 ‘전주곡’에서 가져왔으며, 상당히 투명하게 들리는 제2주제는 1923년 작 ‘피아노를 위한 왈츠’의 선율을 차용한 것이다. 마지막 악장의 제목은 ‘생기발랄한 피날레’ 정도로 옮길 수 있다. 여기서 작곡가는 1926년에 쓴 ‘피아노 소나타 제9번’의 ‘피날레’와 1925년에 쓴 가곡에서 주제를 끌어 썼다. 매우 활기찰 뿐만 아니라 셈여림 대비가 선명하며 단순하지만 치밀한 짜임새를 보여주는 악장으로, 전도유망한 청년 작곡가 브리튼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피날레이다.
베베른(1883-1945), 현악 앙상블을 위한 느린 악장(1905)
A. Webern, Langsamer Satz for string orchestra
안톤 베베른은 스승인 아널드 쇤베르크 및 동료인 알반 베르크와 더불어 ‘제2빈악파’ 혹은 ‘신 빈악파’로 분류되는 작곡가이며 셋 가운데 가장 엄격한 방법론을 고수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가 경력 초기에 썼던 작품들은 후기낭만주의에 더 가까우며, ‘느린 악장’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이 작품은 작곡가가 쇤베르크 문하에서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 쓴 것으로, 당시 그는 빌헬미네 뫼르틀이라는 여성과 사귀고 있었으며 훗날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베베른은 그녀와의 사랑에 대해 일기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의 사랑은 무한한 높이까지 올라가 온 우주를 채웠다. 두 영혼이 도취경에 빠졌다.” 이 시기에 쓴 ‘느린 악장’ 역시 일기에 묘사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거친 절정에 몇 차례 이른 뒤 조용하고 내향적인 분위기로 돌아가는 게 특징이다. 과도할 정도로 부풀어 오른 반음계 화성은 당시 후기낭만주의 음악의 전형을 보여주며, 베베른이 바그너와 말러뿐만 아니라 스승인 쇤베르크의 초기작에서도 영향을 받았음을 암시한다. 베베른은 작곡가로서 성숙해감에 따라 점차 ‘경제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의 중·후기작은 몇 분이 채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며, 따라서 이 곡은 베베른의 다른 초기작인 교향시 ‘여름 바람 속에서’와 더불어 그의 작품 가운데 연주 시간이 가장 긴 축에 속한다.
글 황진규(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