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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정
공연일정
정기공연/실내악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VII: 베토벤과 스메타나
- 공연일정
- 2024. 12. 14. 토요일 17:00
-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 프로그램
-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제12번
Beethoven, String Quartet No. 12 in E-flat major, Op. 127 -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제1번
Smetana, String Quartet No. 1 in E minor ‘From My Life’
- 가격
- R 50,000 S 30,000 A 10,000
[정기 공연 안내]
* 공연 당일 티켓은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1668-1352(화~일 : 09:00~20:00 / 월 : 09:00~18: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10:30~19:00 / 주말, 공휴일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연중무휴)
[시민/교육 공연 안내]
* 예매페이지 문의처로 문의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매 또는 취소와 관련해서는 "예매안내" 메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현악 사중주 제12번(1823~24)
Ludwig van Beethoven, String Quartet No. 12 in E-flat major, Op. 127
1823년, 열렬한 음악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첼리스트인 갈리친 공작은 베토벤에게 현악 사중주의 작곡을 의뢰했다. 1810년 작곡한 현악 사중주 11번 ‘세리오소’ 이후 오래도록 현악 사중주 작곡에 손을 대지 않았던 베토벤은 갈리친 공작의 제안을 계기로 다시금 작곡에 착수했다. 그러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베토벤의 새로운 현악 사중주곡의 초연은 1825년 3월 6일로 잡혔지만 공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곡이 완성되지 않았다. 연주를 맡은 슈판치히 사중주단의 리더 이그나즈 슈판치히는 공연 한 달 전이 되자 애가 타서 베토벤에게 언제 악보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지만, 결국 그는 공연 2주 전에야 악보를 받아 연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난해한 현악 사중주곡을 익히기에 2주는 너무 짧았다. 그러니 초연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던 것도 당연하다. 당시 초연에 참석하지 못했던 베토벤은 이 곡이 제대로 연주되지 않았고 청중 반응도 미지근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매우 분노하여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해진다. 베토벤은 급히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제프 뵘이 이끄는 뵘 사중주단에게 이 곡의 연주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당시 귓병이 악화된 상태로 거의 들을 수 없었음에도 그는 현악 주자들의 운지법과 보잉을 보면서 리허설을 이끌었다. 그해 3월 26일에 뵘 사중주단이 선보인 베토벤 현악 사중주 12번의 연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뵘 사중주단은 이후 아홉 차례의 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했다.
이 곡은 베토벤 후기 사중주곡 여섯 곡 가운데 유일하게 전통적인 4악장 구성의 작품이다. 1악장 장엄하게Maestoso는 악센트가 들어간 강렬한 서주로 시작해 빠르게Allegro의 주부로 이어진다. 2악장 느리지만 지나치지 않게 그리고 매우 노래하듯이Adagio, ma non troppo e molto cantabile는 심오하고 아름다운 변주 형식의 곡이다. 일찍이 작곡가 슈만은 이 곡에 대해 “15분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남겼다. 2악장의 명상적인 분위기는 가벼운 성격의 빠른 3악장 해학적이고 활기차게Scherzando vivace에서 급반전되고, 4악장 피날레 빠르게Allegro의 생동감 있는 음악으로 이어진다.
베드르지흐 스메타나(1824-1884), 현악 사중주 제1번 ‘나의 생애로부터’(1876)
Bedřich Smetana, String Quartet No. 1 in E minor ‘From My Life’
‘나의 생애로부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스메타나의 현악 사중주 제1번은 작곡가 자신의 삶이 담긴 자전적인 작품이다. 귓병으로 고통을 당했던 스메타나는 이 사중주곡에서 청각을 상실하는 고통을 생생하게 담아냈을 뿐 아니라 음악가로서 큰 뜻을 품었던 젊은 날의 열정과 사랑, 자유분방한 삶의 모습을 자유로운 형식 속에 담아냈다. 스메타나는 이 사중주곡을 완성하기 2년 전인 1874년에 이미 한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으나 이 곡에서 음향적인 약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음악적인 표현 역시 무척 강렬하다.
1악장 빠르고 생생하며 열정적으로Allegro vivo appassionato에 대해 스메타나는 “젊은 시절에 느꼈던 예술을 향한 동경, 낭만적 분위기 혹은 표현하거나 정의할 수 없는 강한 열망을 나타내며, 미래의 운명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스메타나가 말한 ‘운명의 경고’ 주제는 처음에 비올라의 솔로로 표현된다. 잠시 후 젊은 날에 느꼈던 예술에 대한 동경을 담은 두 번째 주제가 등장하지만, 다시 운명의 주제가 등장하면서 우울한 결말에 이른다.
2악장 빠른 보통 빠르기로, 폴카풍으로Allegro moderato à la Polka는 젊은 시절의 스메타나의 모습을 나타낸 쾌활한 곡이다. 이 곡은 일종의 춤곡으로, 서주에 이어 곧바로 폴카 주제가 연주된다. 스메타나의 설명에 따르면, 2악장의 유쾌한 폴카 주제는 춤추기를 좋아했던 젊은 날의 추억을 뜻한다.
3악장 느리고 음을 충실하게Largo sostenuto는 스메타나의 첫사랑이자 첫 번째 아내인 카테리나Catherine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다. 3악장의 도입부는 아직 그녀를 만나기 전의 고독감을 나타내듯이 외로운 첼로 솔로로 시작하지만, 잠시 후 첫사랑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주제가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된다.
4악장 활기차게Vivace는 스메타나의 성공과 좌절을 나타내는 곡이다. 스메타나는 작곡가로서 성공의 정점에 이르게 되지만 귓병의 고통을 받게 된다. 그의 귓병은 ‘귀울림’을 나타내는 바이올린의 높은 E음으로 표현되고 곧바로 1악장에 나왔던 운명의 경고 주제가 들려오면서 작곡가의 좌절감을 표현한다.
글 최은규 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