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공연일정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박재홍 ①
요약정보
- 장소
- 롯데콘서트홀
- 공연일정
- 2025. 9. 25. 목요일 20:00
- 공연시간
- 약 2 시간 0 분
- 지휘자
-
얍 판 츠베덴
Jaap van Zweden, Conductor
- 협연자
-
-
피아노,
박재홍
Jae Hong Park,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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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박재홍
Jae Hong Park,
Piano
- 프로그램
-
정재일, 지옥 Jaeil Jung, Inferno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Rachmaninoff, Rhapsody on a Theme by Paganini 더보기
- 가격
- R 120,000 S 90,000 A 60,000 B 30,000 C 10,000
[정기 공연 안내] * 공연 당일 티켓은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1668-1352(화~일 : 09:00~20:00 / 월 : 09:00~18: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10:30~19:00 / 주말, 공휴일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연중무휴)
[시민/교육 공연 안내] * 예매페이지 문의처로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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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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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1982- ), ‘지옥’(2025) *세계 초연, 서울시향 위촉
Jaeil Jung, Inferno *World premiere, SPO commissioned
정재일의 신작 ‘지옥’은 이탈로 칼비노(1923-1985)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소설은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황제 쿠빌라이 칸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55개의 환상 도시를 묘사한다. 정재일은 소설의 마지막 문단에서 이 작품, ‘지옥’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옥’은 총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1. 서주(Maestoso) 강력한 화음으로 거대한 문이 열린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현악기가 두 개의 5도 하행 음정을 품은 주제를 제시한다. 긴 호흡의 선율은 층층이 쌓이며 상·하로 영역을 넓혀간다. 글로켄슈필이 투명한 화음을 더하고, 팀파니는 규칙적인 박동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절정을 지나면 갑작스러운 수비토 피아노subito piano 속에 고요가 깃들고, 주제만이 여운처럼 남는다.
2. Allegro e furioso ‘furioso(미쳐 날뛰듯)’라는 지시어처럼 혼돈으로 가득한 지옥의 풍경을 본격적으로 펼쳐낸다. 저음역 현악기들은 도(C)음 주위를 맴도는 톱니바퀴 음형을 바소 콘티누오처럼 집요하게 반복한다. 관악기는 이 격렬한 흐름을 타고 음악적 동선을 헤쳐 나간다.
3. Lento e espressivo(♩=70) 폭발적인 질주와 대비되는 구간이다. 클라리넷이 서정적인 선율을 이끌고, 비브라폰과 하프가 맑고 투명한 색채로 이를 감싼다. 그러나 평온은 서서히 무너지고, 점차 불협화음이 교차하는 비극적인 화음에 도달한다. 절규의 순간은 지옥의 참상을 연상시킨다.
4. Lento e espressivo(♩=60) 2개씩 묶인 팔분음표 음형이 잔잔한 물결처럼 펼쳐진다. 그 위로 음가가 긴 음표들이 순차 진행을 이루는데, 화려한 도약이나 날렵한 질주는 부재하지만 화성의 동선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음색의 밀도가 그 자체로 극적 서사를 구현한다. 칼비노의 마지막 문장들이 음악과 결속되어, 문장이 바뀔 때마다 화성의 동선도 고조된다. 특히 ‘지옥 한가운데서 지옥이 아닌 것을 찾아 지속시키라’는 해답에 이르는 순간, 마침내 해결된 화성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정재일이 전체 골조를 마련한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수록곡 ‘I Remember My Name’을 탁월하게 리메이크했던 존 랭글리John Langley와의 협업을 거쳐 완성되었다.
악기 편성
3[1.2+pic.pic] 3[1.2.Eh] 3[1.2.b.cla] 2 ㅡ 4 3 3 1 ㅡ tmp ㅡ per ㅡ hp ㅡ str.
perc : susp.cym, piatti, claves, BD, tam-tam, gong(lg), xyl, glock, t.bells, vib.
플루트 2(제2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피콜로 1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1 바순 2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타악기(심벌즈, 클라베스, 베이스 드럼, 탐탐, 공, 실로폰, 글로켄슈필, 차임벨, 비브라폰) 하프 현 5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1934)
Sergei Rachmaninoff,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 43
1934년, 61세의 거장 라흐마니노프는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의 별장에서 단 6주 만에 이 곡을 완성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미국에 정착해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떨친 그는 당시 창작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협주곡과 변주곡의 형식을 결합한 파격적 실험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이 곡의 주제는 19세기 바이올린의 전설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 A단조’이다. 슈만, 리스트, 브람스 등 다른 작곡가들도 영감의 밑천으로 삼았던 이 선율을 라흐마니노프는 그레고리오 성가 ‘디에스 이레Dies irae(진노의 날)’와 결합시켰다. 랩소디Rhapsody란 자유로운 형식 안에서 두 주제는 대비와 융합을 이루며 곡 전반을 관통한다.
서주-주제-24개의 변주가 하나의 거대한 악장처럼 쉼 없이 이어져 간과하기 쉽지만, 그 안에는 전통적 협주곡처럼 빠른 전반부(서주-변주10), 느린 중반부(변주11-18), 격렬한 후반부(변주19-24) 등 3부 구성을 이룬다.
짧은 서주에 이어, 오케스트라가 파가니니의 유명한 주제를 제시하며 시작된다. 곧이어 피아노가 등장해 현란하고 화려한 기교를 뽐내며 변주를 이끌고, 7번 변주에서 ‘디에스 이레’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숨 가쁘게 달리던 음악은 변주 11에서 하프와 피아노의 신비로운 음색을 통해 서정적인 중반부로 접어든다. 특히 변주 18(Andante Cantabile)은 작곡가 스스로 “이 변주가 곡 전체를 대표한다”고 자부했을 만큼 이 곡의 백미로 꼽힌다. 라흐마니노프는 파가니니의 원 주제를 거울에 비추듯 전위 기법Inversion으로 뒤집어 악마적 선율을 사랑의 노래로 완벽히 탈바꿈시켰다.
황홀한 꿈에서 깨어난 음악은 격렬한 피날레로 돌진한다. 변주 22는 행진곡풍 긴장감이, 변주 24에서는 ‘디에스 이레’를 중심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불꽃 튀기듯 맞붙는다. 장엄한 마무리란 예상을 깨고 허를 찌르는 재치 있는 반전으로 끝맺는다.
악기 편성
solo piano
3[1.2.pic] 3[1.2.Eh] 2 2 — 4 2 3 1 — tmp — per — hp — str
perc: glock, sus cym, sd, tri, cym, bd
피아노 독주
플루트 2 피콜로 1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타악기(글로켄슈필,
심벌즈, 스네어 드럼, 트라이앵글, 베이스 드럼) 하프 현 5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교향곡 제1번(1862~76)
Johannes Brahms, Symphony No. 1 in C minor, Op. 68
브람스는 첫 교향곡을 43세에 완성했다. 그러나 그 시작은 20여 년 전, 베토벤의 9번 교향곡에 매료되며 발아했다. 슈만은 그를 ‘베토벤의 후계자’라 소개했고, 브람스는 ‘거인의 발걸음이 뒤에서 쫓아오는 기분’이라며 부담을 토로했다. 완벽주의자였던 브람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악상을 과감히 폐기하며 20여 년을 갈고닦았다.
1876년 드디어 완성된 교향곡 1번을 두고 비평가 한슬리크는 “한 작곡가의 첫 교향곡을 음악계 전체가 이렇게 기다린 적 있을까”라며 반겼고, 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베토벤 교향곡 10번’이라 환호했다. 베토벤의 영향력은 교향곡 곳곳에서 드러난다. C단조의 비극에서 C장조의 환희로 나아가는 서사, 짧은 동기를 치밀하게 발전시키는 구성, 피날레의 선율은 베토벤 9번의 ‘환희의 송가’를 떠올리게 하며, 브람스도 “누구나 그 영향력을 알아챌 것”이라 인정했다. 이는 모방이 아닌 위대한 전통에 대한 존경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극복해 낸 치열한 결과물이었다.
1악장은 비장한 서주로 시작한다. 팀파니의 연속되는 타격이 거대한 박동을 일으키는데 누군가는 브람스를 짓눌렀던 거인의 발소리라 해석하고 혹자는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헤쳐갔던 브람스의 우직한 발걸음이라 여기기도 한다. 선율보다는 짧게 파편화된 동기를 다양하게 조합하며 리듬과 음량, 음색의 변화를 꾀한다.
2악장은 1악장의 폭풍우가 지난 뒤 찾아온 평화로운 안식처다. 따뜻한 담요를 덮은 듯한 음색에 오보에 솔로가 긴 호흡으로 유려한 선율을 그려낸다. 후반부, 바이올린 솔로가 호른과 주고받는 듀엣도 이 교향곡의 백미 중 하나다.
3악장에서 브람스는 전통적인 교향곡의 격렬한 스케르초 대신 우아하고 목가적인 성격의 알레그레토를 배치했다. 클라리넷이 주도하는 평화로운 선율은 마지막 악장을 향한 숨 고르기이자 아름다운 쉼표가 된다.
4악장은 어둠에서 광명으로의 여정을 완성하는 장대한 피날레다. 서주의 먹구름을 뚫고 나오는 호른의 서광은 브람스가 클라라 슈만에게 부친 음악적 고백이기도 하다. 브람스식 ‘환희의 송가’가 C장조로 울려 퍼지고, 이어 금관과 팀파니의 힘찬 팡파르가 작품의 장대한 결말을 알린다.
악기 편성
2 2 2 3[1.2.cbn] — 4 2 3 0 — tmp — str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 5부
글 조은아 피아니스트·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