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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e대한경제 22.08.12.] “서울 가치 높일 오케스트라 전용홀 만들자”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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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노르웨이의 오슬로 국립오페라 하우스(The Norwegian National Opera & Ballet)를 방문했다. 이 하우스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 형상의 건물로, 실제로 바다 바로 옆에 세워졌다. 2008년 완공되자마자 세계적 랜드마크가 됐고, 개관 첫해만 무려 130만 명이 방문했다.


노르웨이 국립오페라단과 발레단의 전용 홀로 이용되며, 다른 여러 공연 들도 올려진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역사상 최고의 바그너 헬덴(Helden, 바그너 악극의 거대한 음향을 뚫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성량울 지닌) 소프라노였던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Kirsten Flagstad, 1895–1962)의 이름을 딴 플라그스타드 거리 1번지에 있고, 하우스 앞에는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아름다우면서도 거룩하고 강렬했다. 이 오페라하우스는 은퇴 후 노르웨이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 활동했던 플라그스타드의 꿈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건립되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오슬로 국립오페라 하우스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부산 북항 해양문화지구에 위치하고 있고, 롯데그룹이 1000억 원을 기부 약정해서 건축이 시작될 수 있었다. 바로 오슬로 홀의 건축을 담당한 노르웨이의 세계적 디자인 그룹 스뇌헤타(Snøhetta)의 작품이다. 따라서 부산 오페라홀은 오슬로 홀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관을 앞둔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삼성그룹이 기금 출연을 해서 세워진 대구오페라 하우스에 이어 한국에선 두 번째 전용 오페라 홀이다. 오페라와 발레를 위한 전용 홀이다.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는 얼음을 상징하는 서늘한 외관과 달리, 안에는 참나무로 따듯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고, 지붕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어울려 바다 풍경을 보고 햇살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공연뿐 아니라 휴식처로서도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인기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Bieber)가 이 지붕에서 공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슬로 홀을 보면서 세계적인 도시 서울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용 홀이 없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시절, 서울시향 전용 홀과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야심차게 추진되다 후임 시장 때에 전부 무산된 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 지방 소도시인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전용 홀을 갖게 될 예정이고, 부산도 오페라 하우스가 있게 되니,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가 전문 음악당과 오페라 하우스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일 듯하다. 마침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중 한 분인 김원 선생(現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이 청와대부지에 서울시향 전용 홀을 세우자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제안했다 (월간조선 2022년 5월호).

내 생각으로는 청와대 본관 앞에는 탁 트인 야외음악당이 세워지고, 관객들이 관람하는 곳은 지금처럼 오픈된 야외공간으로 두는 것이 좋다. 바로 독일 베를린의 발트뷔네(Waldbühne)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처럼 야외극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 옆쪽 공간에는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 전용 홀이 들어설만 하다. 물론 전용 홀은 서울의 다른 곳에 세워져도 무방하지만, 야외극장 옆에 위치한다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있다. 음악당이 있으면 생기는 부수적인 효과는 그 지역의 공간 자체가 안전한 곳이 된다는 것이다. 주로 저녁에 공연이 있고 많은 관객들이 밤늦게까지 공연을 즐기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서울시향 전용홀은 무엇보다 음향에 중점을 둬야 한다. 디자인은 그다음 문제이다. 수도 서울에 세계적 수준의 음향 사정을 가진 콘서트홀은 불행히도 없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롯데 콘서트홀이 그나마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명품 콘서트홀이 되기엔 모자란 점이 있다. 음향사정이 수준급인 콘서트홀이 서울에 생기면 세계 유슈의 오케스트라 공연 등 그 수요는 폭발하게 돼 있다. 규모는 1800석 이상은 돼야 한다. 

서울시향 전용홀은 시향만 일 년 열두달 모두 쓸 수 없다. 다른 한국 오케스트라들은 물론 외국단체들이 대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또한 교향악 콘서트뿐만 아니라, 독주회·실내악은 물론 국악, 재즈, 크로스오버, 뮤지컬, 대중음악도 함께 공연되는 실용적인 공간이다.

교향악 연주의 생명은 소리이고 음질이다. 음악애호가들은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오는 것이지 호화스러운 건물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다. 음향이 주가 돼야 하기에 음악당의 디자인은 음향적으로 가장 안전한 슈박스(Shoebox, 직사각형 형태)형이 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음향 좋기로 유명한 빈 필하모닉의 전용홀이 이 방식이다. 서울시뿐 아니라 한국문화계 전체가 업그레이드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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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208120655211360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