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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관현악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번

공연일정
20201016 금요일 20:00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자
윌슨 응
Wilson Ng, Conductor
협연자
바이올린, 에스더 유
Esther Yoo, Violin
프로그램
코다이, 갈란타 무곡
Dances of Galánta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
Glazunov, Violin Concerto in A minor Op. 82 더보기
가격
R 70,000 S 50,000 A 30,000 B 20,000 C 10,000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예매 또는 취소와 관련해서는 "예매안내" 메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공연중 휴대전화 전원은 꼭 꺼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make sure that your mobile phone is swiched off.
※ 악장 사이의 박수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Please do not applaud between the movements.

2020 서울시향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

MASTERSTROKE: Shostakovich's 1st Symphony

 

20201016()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Friday, October 16th, 2020 8PM Concert Hall, Seoul Arts Center

 

지휘 윌슨 응 Wilson Ng, conductor

바이올린 에스더 유 Esther Yoo, violin

 

프로그램

코다이, 갈란타 무곡
Kodály, Dances of Galánta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

Glazunov, Violin Concerto, Op. 82

 I. Moderato
 II. Andante sostenuto
 III. Più animato
 IV. Allegro

------------- 휴식 15분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

Shostakovich, Symphony No. 1 in F minor Op. 10
 I. Allegretto — Allegro non troppo
 II. Allegro — Meno mosso — Allegro — Meno mosso
 III. Lento — Largo — Lento
 IV. Allegro molto — Lento — Allegro molto — Meno mosso —Allegro molto — Molto meno mosso — Adagio

총 소요시간 약 90분(휴식 포함)

 


 

졸탄 코다이(1882-1967), 갈란타 무곡(1933)

 오늘날 유럽은 다양한 크기의 여러 나라가 빼곡히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몇 귀족 집안들이 큰 테두리를 그리며 변방의 민족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19세기 중반부터 동유럽에서 민족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진 것은 이러한 피지배의 피로가 오랫동안 누적된 결과였다. 이 시기에 합스부르크 가문이 지배하는 헝가리에서 살았던 졸탄 코다이가 절친한 동료였던 벨러 버르토크와 함께 헝가리의 농촌을 방문하여 약 3,000곡의 민요를 채보하고 출판한 것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 있다.
 그런데 버르토크는 민속음악에 고전음악의 구조와 현대적인 화음을 결합하여 예술적 수준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코다이는 비교적 친근하고 교육적인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러한 탓에 오늘날 코다이는 버르토크보다 지역적이고 보수적인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헝가리에 처음으로 드뷔시를 소개한 인물이자,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히는 데에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였다. ‘갈란타 무곡’(1933)은 ‘하리 야노스’(1926-27)와 함께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갈란타는 본래 헝가리 동북부에 속했던 작은 마을이었다. 그런데 헝가리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하는 조건으로 영토의 2/3를 주변 국가로 넘긴다는 트리아농 조약에 서명함으로써, 이 지역은 슬로바키아 서부로 편입되었다. 그렇지만 예술은 이렇게 이곳이 과거 헝가리의 영토였으며, 헝가리 문화권에 속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알려주고 있다.
 갈란타는 코다이에게 의미 있는 곳이었다. 코다이는 오늘날 헝가리의 중심부인 케치케메트Kecskemét에서 태어났지만, 3년 후에 갈란타로 이주하여 열 살이던 1892년까지 이곳에서 보냈다. 유년 시절의 추억이 서려 있는 이곳의 민요와 집시들의 음악도 물론 그의 수집 대상이었으며, 51세가 되어 ‘갈란타 무곡’을 내놓았다. 40여 년 전의 어린 시절을 많이 기억하지는 못했겠지만, 그때의 추억과 애틋함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리고 민속춤의 생동감 있는 리듬 속에서도 민요가 가진 깊은 애환과 삶의 즐거움을 간직하고 있다.
 처음은 진지하고 중후한 선율로 시작하지만, 곧 다양한 악기의 배합과 아끼지 않는 다이내믹의 변화로 관현악의 매력을 한껏 뽐내며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그리고 피콜로로 빠르고 가벼운 선율이 제시되고 집시 스타일로 전환되면, 이후에도 빠른 세 개의 춤곡들이 이어지며 힘차게 마무리한다. 코다이는 헝가리의 정서가 농도 짙게 배어있으면서도 관현악을 다루는 뛰어난 솜씨와 드라마를 만드는 예술적 감각으로, 작은 시골 마을의 토속적인 음악을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음악으로 만들었다.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1865-1936), 바이올린 협주곡(1904)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알레산드르 글라주노프는 어린 시절부터 기억력이 매우 좋은 신동으로 주변의 음악가들을 놀라게 했으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가 되어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사업가이자 악보 출판사를 운영했던 미트로판 벨랴예프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의 후예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글라주노프는 1890년대 말부터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차이콥스키의 감각적인 작법과 브람스의 고전적인 표현에 이끌리기 시작했다. 글라주노프로서는 지역적인 좁은 틀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발전적인 변화였지만, 당대 유럽에서 벌어지는 탈고전적인 움직임에 비춰보면 여전히 보수적인 범위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의 새로운 음악에 참여했던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등 다음 세대와 대척점에 서도록 혹은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었고, 글라주노프는 시대에 뒤떨어진 러시아 낭만의 끝자락으로 여기게 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새로운 음악에 관심이 있었으며,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할 때까지 파고드는 연구자였다.
 오늘 연주되는 바이올린 협주곡은 글라주노프의 곡 중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으로서, 그는 이 곡을 쓰기 위해 직접 바이올린을 배울 정도로 상당한 노력을 쏟았으며, 고도의 작곡 솜씨가 최상으로 발휘된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이다. 이 곡을 완성한 1904년은 유럽적인 경향을 보이던 시기로, 선율은 여전히 민속적인 특징을 보이지만, 차이콥스키의 영향을 받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낭만성과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영향을 받은 화려하고 색채감 넘치는 관현악, 그리고 브람스적인 투명한 음향과 고전미로 감싸고 있다. 초연은 1905년 2월 15일 레오폴트 아우어의 바이올린 연주로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이루어졌다.
이 곡은 전체가 쉼 없이 연주되며, 앞의 악장에서 제시된 주제가 뒤에서 다시 등장하는 등 낭만주의 시대에 종종 볼 수 있는 환상곡풍의 협주곡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세 악장으로 나누지만, 두 악장 혹은 네 악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1악장 ‘보통 빠르기’. 관현악의 짧은 서주 후, 바이올린이 슬픔을 가득 머금은 긴 호흡으로 아름다운 제1주제를 연주한다. 제2주제는 차분하고 낙천적이며, 우아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막바지에서 대단원에 이르고 조용히 내려오면 쉼 없이 2악장으로 연결된다.
2악장 ‘느리게’ 혹은 ‘느리게, 음을 지속하여’. 이 악장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시작과 함께 바이올린은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아리아와 같이 감상적인 선율을 연주한다. 그러다 1악장의 제1주제가 재현되며 짙은 어둠을 드리우고, 격정적인 내면의 슬픔을 담은 독주 카덴차로 이어진다. 팀파니의 연타가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며 쉼 없이 다음 악장으로 이어진다.
3악장 ‘빠르게’. 어둠을 깨치는 트럼펫의 팡파르가 울리면, 바이올린이 이를 받아 리드미컬하고 활기 넘치는 춤곡 선율을 연주한다. 그리고 이에 대조되는 우아한 선율과 낮은 음으로 거칠게 연주하는 선율 등이 제시되는데, 마치 시골의 축제에서 다양한 춤이 차례로 소개되는 듯하다. 그리고 첫 주제가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기타처럼 연주하는 독특한 부분은 러시아의 민속악기인 발랄라이카를 모방한 것이다. 마지막은 강렬한 화음으로 마친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 교향곡 제1번(1924~25)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쇼스타코비치는 1919년에 페트로그라드 음악원(‘상트페테르부르크’는 1914년에 ‘페트로그라드’로 바뀌었으며, 10년 후에 ‘레닌그라드’로 변경되었다.)에 입학하여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사위인 막시밀리안 스테인베르크의 제자가 되었다. 하지만 스테인베르크보다 음악원 원장이었던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로부터 더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글라주노프는 쇼스타코비치를 “눈에 띄는 놀라운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하며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쇼스타코비치는 글라주노프로부터 음악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면에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도 큰 영향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구술집인 『증언』에서 “나도 글라주노프의 제자라고 주장할 자격이 있다.”, “글라주노프로부터 … 많은 것들, 많은 핵심적인 것들을 배웠다.”라고 말하며 그와의 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쇼스타코비치와 글라주노프의 연결고리에는 교향곡 1번이 있다. 이 곡은 19세 때인 1925년에 작곡된 음악원 졸업 작품으로, 심사위원에는 글라주노프가 포함되어있었다. 평가만큼은 까다로웠던 그는 이 작품에 크게 감명을 받았으며, 자신의 후계자로 인정하고 평생 그의 음악을 옹호했다. 그리고 이 곡은 1926년 5월 12일 니콜라이 말코의 지휘로 레닌그라드에서 초연된 이후, 1927년 브루노 발터의 지휘로 베를린에서, 1928년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필라델피아에서, 같은 해에 로진스키의 지휘로 뉴욕에서 연주되면서 쇼스타코비치가 작곡가로서 국내외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말코는 초연 후 “교향곡과 위대한 작곡가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적었다.
 교향곡 1번은 졸업 작품의 아카데믹한 성격을 넘어, 당시 프랑스에서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던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예프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인 음악 언어를 구사하여 작품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이것이 소년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며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곡이 들려주는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격정과 칠흑과 같은 어둠 속에 빠진 듯한 침잠의 극단적인 대조는 이후 그의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시나리오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갖는 독특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쇼스타코비치는 19세의 나이에 소련의 어둡고 혼란스러운 역사 속에서 영광과 비극을 오가는 삶이 운명처럼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한 것일까?
1악장 ‘빠르게–빠르게, 지나치지 않게’. 약음기를 끼운 트럼펫과 바순의 냉소적인 대화로 시작하고, 뒤이어 악기들이 독주처럼 등장하며 서로 대조를 이룬다. 제2주제는 플루트가 부점 리듬으로 외롭게 왈츠를 연주하고, 실내악적인 사운드로 진행한다. 마치 스트라빈스키의〈페트루슈카〉에 등장하는 어릿광대의 희비극을 보는 듯하다.
2악장 ‘빠르게–더 느리게–빠르게–더 느리게’. 1악장 제1주제의 냉소적인 분위기를 이어받으며, 금관의 과장된 팡파르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반음계적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피아노 연주는 프로코피예프에 대한 오마주로 보고는 한다. 느린 부분은 마치 제단에 오른 무희가 주술적이고 관능적인 춤을 추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3악장 ‘매우 느리게’. 매우 음침한 분위기로, 말러의 비극적인 서정미가 짙게 배어있다. 반음계적 선율이 환상적이면서도 침울함을 더한다. 대단원에서 등장하는 금관의 절규 섞인 팡파르는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비극적인 운명에 미리 울부짖는 듯하다.
4악장 ‘매우 빠르게–매우 느리게–매우 빠르게’. 작은 북의 강렬한 롤링으로 시작을 알린다. 하지만 여전히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트럼펫의 신호와 함께 서서히 고조되지만, 이내 다시 어둠에 빠져든다. 다시 한번 시도했을 때에는 팀파니의 엄숙한 선포가 따를 뿐이다. 체념한 듯 바이올린 독주가 무거운 주제를 연주하고, 마지막 코다에 이르러 압도하는 관현악 총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