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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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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관현악
2024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베토벤 교향곡 5번 ①
- 공연일정
- 2024. 10. 24. 목요일 20:00
- 장소
- 롯데콘서트홀
- 지휘자
-
얍 판 츠베덴
Jaap van Zweden, 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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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연자
-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Clara Jumi Kang, Violin
- 프로그램
-
차이콥스키, 이탈리아 기상곡
Tchaikovsky, Capriccio Italien, Op.45 -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Bruch,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더보기
- 가격
- R 120,000 S 90,000 A 60,000 B 30,000 C 10,000
[정기 공연 안내]
* 공연 당일 티켓은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각 공연장 콜센터와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예술의전당 1668-1352(화~일 : 09:00~20:00 / 월 : 09:00~18:00)
- 롯데콘서트홀 1544-7744(10:30~19:00 / 주말, 공휴일휴무)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09:00~20:00 / 연중무휴)
[시민/교육 공연 안내]
* 예매페이지 문의처로 문의
※ 본 연주회의 일정과 장소 출연진과 곡목 등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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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 이탈리아 기상곡(1880)
Pyotr Ilyich Tchaikovsky, Capriccio Italien, Op. 45
1878년 가을, 차이콥스키는 결혼 실패의 상처와 고단했던 교수 생활을 뒤로 하고 모스크바 음악원에 사직서를 낸다. 그 이후로는 서유럽 여행과 러시아 귀환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생활 패턴을 이어가며 다양한 경험과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누리게 된다. ‘은밀한 후원자’ 폰메크 부인의 경제적 지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1879년 11월에 그는 동생 모데스트와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베를린과 파리를 거쳐 여장을 푼 로마는 춥고 음습한 러시아와는 전혀 다른 광명과 활력의 세계였다. 눈부신 태양과 신선한 공기, 풍부한 예술적 유산으로 가득한 그곳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충전의 시간을 보내던 그는 이듬해 2월 폰메크 부인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쓴다.
“이곳 민요의 소재를 살린 ‘이탈리아 환상곡’의 스케치를 방금 끝냈습니다. 민요집에서 고르거나 노상에서 직접 들은 매력적인 선율들이 주효할 것이라 봅니다.”
다만 이 곡의 제목은 나중에 ‘이탈리아 기상곡’으로 변경되었다. ‘기상곡capriccio’이란 특정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쾌하고 변덕스런 작은 기악곡을 가리키는 용어로, 그가 로마에서 수집한 민요와 가요의 선율, 춤곡(타란텔라 등)의 리듬, 숙소 근처 병영의 나팔 소리 등이 일종의 접속곡(메들리)풍으로 버무려진 악곡에 잘 어울린다.
1880년 여름 카멘카에서 완성되어 12월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이 곡은 차이콥스키로서는 이례적으로 경쾌한 음률과 밝은 색조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하지만 동시에 무겁고 음울한 음률도 나타나는데, 이는 작곡가의 러시아적 정체성을 환기한다. 혹은 그의 어두운 과거를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곡 전체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부에서는 트럼펫의 찬란한 팡파르와 현악군이 부각하는 음울한 주제가 교차한다. 2부와 3부에서는 경쾌하고 화려한 ‘이탈리아적’인 음률이 펼쳐지지만, 다음 순간 1부의 음울한 주제가 다시 떠올라 어둡고 무거운 그림자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4부 이후에는 템포가 빨라지면서 열정적인 음률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다가 축전적으로 고양된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후 마무리된다.
악기 편성
3[1.2.3/pic] 3[1.2.Eh] 2 2 — 4 4[2crt, 2tp] 3 1 — tmp+4 — hp — str
perc: glock, tambn, tri, cym, bd
플루트 3(제3주자는 피콜로 연주를 겸함) 오보에 2 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코넷 2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타악기(글로켄슈필, 탬버린, 트라이앵글, 심벌즈, 베이스 드럼) 하프 현 5부
막스 브루흐(1838-1920),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1866년 작곡, 1867년 개정)
Max Bruch, Violin Concerto No. 1 in G minor, Op. 26
풍부한 열정과 달곰씁쓸한 서정, 도도한 서사적 흐름과 장쾌한 극적 고조! 이 멋진 협주곡은 라인란트 출신으로 요하네스 브람스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막스 브루흐의 최고 히트작이다. 나아가 멘델스존, 브람스의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일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 장르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곡에서 우선 주목할 점은 독특한 구성미다. 이 곡은 3악장 구성이되 고전적인 협주곡의 도식에서는 벗어나 있다. 특히 ‘전주곡’으로 명명된 첫 악장은 대담하고 강렬한 제1주제와 온화하고 유려한 제2주제를 중심으로 힘차게 진행되지만, 발전부는 축소되고 재현부는 생략되는 식으로 통상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또 재현부는 다음 악장을 예비하는 경과부가 대신하며, 그 말미에서 바이올린이 음을 길게 끌면 단락 없이 다음 악장으로 넘어간다. 이 부분과 제2악장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제3악장이 시작되는 부분은 멘델스존의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
아울러 그 구성미를 강화하는 절묘한 관현악법과 극적 제스처도 간과할 수 없다. 팀파니의 트레몰로에 이어 목관이 조용한 화음을 꺼내 놓으면 곧이어 바이올린 솔로가 등장해 즉흥적 카덴차를 연주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그 정점에서 관현악의 총주가 강렬하게 터져 나오며 주부로 진입하는 오프닝 장면부터 멋지다. 헝가리풍 주제와 우수 어린 주제가 교차하면서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는 피날레는 또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그 과정에서 눈부시게 활약하는 바이올린 솔로의 명인기는 작곡과정에서 브루흐에게 중요한 조언을 해 주었던 요제프 요아힘과 같은 주위의 명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빚지고 있다.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은 브루흐 특유의 빼어난 선율미에 있다. 브루흐는 민요에 각별한 관심과 애착을 보였고 그 선율들을 채집해 자신의 작품에서 활용하는 데 능했다. 무엇보다 그는 독일인들 고유의 정서와 민족적 색채를 낭만적 흥취가 담긴 선율에 실어 드러내는 데 뛰어난 감각을 발휘했는데, 그런 능력이 가장 눈부시게 표출된 사례가 바로 이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사색적 표정과 애잔한 호흡이 어우러져 은은한 감명을 자아내는 완서악장은 고금의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명편이다.
악기 편성
violin solo
2 2 2 2 — 4 2 0 0 — tmp — str
바이올린 독주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팀파니 현 5부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교향곡 제5번(1804~08)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베토벤의 가장 상징적인 걸작인 이 곡은 원래 교향곡 제3번, 일명 ‘영웅 교향곡’의 후속작으로 기획되었다. 베토벤은 1804년 초에 이 곡의 씨앗이 되는 악상들을 이전에 ‘영웅 교향곡’의 초기 작업을 진행했던 스케치북에 기록했다. 그리고 그 스케치들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작업은 얼마 후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거기에는 아마도 그 무렵에 그가 다임 백작의 미망인 요제피네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일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여인과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시기의 그에게 이 곡처럼 어둡고 격렬한 드라마는 어울리지 않았다. 대신 밝고 유려한 에피소드인 ‘B♭장조 교향곡(제4번)’이 먼저 완성되었고, 덕분에 이 ‘C단조 교향곡’은 하나 밀린 번호를 달게 되었다. 곡은 요제피네와의 연애가 막을 내린 이후에 완성되었고, 1808년 12월 22일 빈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전작에서 ‘영웅의 초상’과 ‘영웅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제시했던 베토벤은 이 곡에서 무엇을 의도했던 것일까? 일단 잘 알려진 호칭을 단서로 삼아 보자. 주지하다시피 ‘운명’은 다소 미심쩍은 (비서 신틀러의) 증언에서 유래한 별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것을 표제처럼 여기고, 나아가 이 곡이 ‘가혹한 운명에 맞선 (영웅적 인간의) 투쟁’을 그린 것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그 이면에는 청각 장애, 신분의 장벽, 정치적 격변기의 혼란 등을 겪으며 숱한 역경과 맞서 싸워야 했던 베토벤의 치열한 인생 역정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단서는 베토벤이 감춰 놓은 ‘혁명’의 코드에서 찾을 수 있다. 지휘자 존 엘리엇 가드너는 유명한 ‘운명의 모티브’를 포함한 첫 악장 주제의 연원으로 케루비니의 혁명적인 ‘팡테옹 찬가’를 지목했고, ‘승리의 피날레’는 나폴레옹적인 열정을 환기하며 ‘자유의 찬가’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에 앞서 베토벤은 “보다 아름다운 것을 위해서라면 파괴하지 못할 규칙이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그 파괴의 동력은 그저 무분별한 일탈이나 방종이 아니라 낡고 정체된 관습을 타파하고 보다 신선하고 역동적인 질서를 창출하기 위한 자유였다. 이 곡은 그에 관한 가장 뜨거운 웅변이자 그가 이룩한 가장 힘찬 혁신이었다.
악기 편성
3[1.2.pic] 2 2 3[1.2.cbn] — 2 2 3 0 — tmp — str
플루트 2 피콜로 1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2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 5부
글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